라틴 문화가 공존하는 상하의 휴양지 마이애미

  아름다운 해양생태계의 보고, 비스케인 국립공원


거대한 국토를 가진 미국, 그 중에서도 최남단에 위치한 플로리다는 상하의 휴양지로서 그 명성을 이어가는데 특히 마이애미 남향으로 부터 시작되는 근해에는 1968년에 조성되어 198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비스케인 국립공원(Biscayne National Park)이 펼쳐져 있다. 700km에 걸쳐 조성된 세계 최대 해양공원으로 그 중 95%가 산호초 바다이다. 수천 종에 이르는 각양각색의 해양생물과 수중 동식물들이 이 일대에 서식하고 있어 스노클링이나 스쿠바 다이빙 혹은 수영이 불가능한 이들을 위해 유리바닥의 보트를 타고 관찰하며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 외에도 제트 스키, 워터 스키, 윈드서핑 등등 인간이 구성해 놓은 모든 종류의 해양 스포츠도 마련되어 있어 골라 해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마이애미는 모든 면에서 나른한 일상에서 벗어나 일탈의 경지를 맛볼 수 있는 그야말로 말 그대로 '파라다이스'다. 마이애미는 이 지역에서 생활하던 인디언 부족인 마이애미족의 이름에서 유래됐는데 연간 관광객 수가 3천만 명에 이르고 여유로운 노년 생활을 보내고자 하는 많은 부유층들이 별장을 둔 휴양처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중남미로 가는 관문의 지리적 중심지로 멕시코와 카리브해를 포함한 수많은 중남미 출신의 이민자들이 살고 있어 영어와 더불어 스페인어가 공용으로 사용되고 있고 이국적인 라틴 문화의 내음이 물씬 풍기는 것이 여느 도시와 달리 상당히 특이하다. 도심지역에는 마천루들이 즐비하게 늘어져있는데 세계 500대 기업의 본사들이 뉴욕 다음으로 많이 포진되어 있어 신도시의 면모를 더욱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육·해군의 기지로서도 중요하며 카리브해 연안과 중남미로 가는 모든 항공과 해상 교통의 교두보라 불리는 마이애미는 단순한 휴양지가 아닌 다른 면모도 보이고 있다. 마이애미 비치를 중심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선에는 휘황찬란한 리조트 시설이 완비되어 있으며 특히 각종 카니발이 펼쳐지는 스프링 브레이크 시즌에는 각국 각지에서 몰려든 부유층 젊은이들의 광란에 가까운 열기가 온도시를 메우는 정열의 도시이기도하다. 하지만 그 찬란한 부의 그늘에는 남미에서 어렵사리 건너온 부랑자들의 가난에 기인한 수많은 범죄들이 'MIAMI VICE'라는 TV 시리즈물로도 소개될 만큼 빈번하게 발생하여 그 이미지가 관광도시를 어둡게 드리운다.

마이애미 관광의 키워드는 비치, 건축, 풍선, 플라밍고 그리고 정열이다. 대서양 쪽으로 곁붙은 섬으로 이루어진 마이애미비치는 넘치는 햇살과 10마일이 넘는 드넓은 해변, 아름드리 늘어진 야자수와 나무 산책로. 차라리 게으르게도 즐기는 수영,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한 한가로운 조깅과 산보를 즐기는 사람들로 넘쳐 마이애미하면 떠오르는 상징적 장소다. 특히 마이애미비치의 중심가인 6번부터 23번가에 걸친 아트데코 지구(Art Deco District)는 현대 건축물의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다양하게 보여주는데 파스텔톤의 그 색감과 기이하고도 창의적인 구조와 인테리어의 화려함에 관광객들의 넋을 잃게 한다. 이 칼라풀한 지역에 저마다의 독특한 모양을 띤 호텔과 레스토랑 클럽 등이 몰려있어 생동감을 넘치게 하는데 이방인의 방문을 더욱 부치기면서 이색적이며 풍성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다.

특히 에버글래이더 국립공원 쪽으로 잠시 발길을 돌리면 열대 우림 지역의 터줏대감인 악어들이 우글대고 있는데 풍선(바람배)을 타고 늪지대를 나돌아 다니며 이들을 관찰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심지어는 악어를 소재로 한 햄버거나 기타 레시피들은 방문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용기있는 이들의 시도를 유혹하고 있다. 악어들과 더불어 초연하게 그 자태를 고고히 하고 있는 플라밍고의 모습은 남국에서 그려진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그 멋드러진 빼어남 때문에 라틴춤의 하나인 플라밍고라 이름지어진 연유가 수긍이 갈만하다고 인정하게 된다. 보트의 몸체보다 더 큰 대형 팬을 돌려 그 생성되는 바람을 이용해 추진하는 고속 풍선(WIND BOAT)은 늪지대의 수풀을 꺾고 헤치며 다니는 쾌감은 마이애미 바이스의 주인공인 단 존슨이 되어 범인들을 추격하는 양 짜릿하고 흥분되는 쾌감을 맛볼수 있는데 마이애미를 방문하면 한번은 꼭 해볼 추천1호의 투어다. 인근에는 고래나 상어 해머처럼 대형 바다 동물을 비롯하여 1천 여종이 넘는 희귀한 해양동물들이 관리되고 있는 마이애미 수족관은 세계 최대라는 명칭에 걸맞게 잘 조성이 되어있으며 특히 돌고래 쇼를 통하여 어느 곳보다 절묘하고 세련된 묘기들을 펼쳐 보인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과 더불어 라틴문화의 정열이 가미되면서 마이애미는 지금도 남국의 태양아래 더욱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미꾸라지 다이버의 난장판

다이빙을 나섰다. 마이애미를 근해를 벗어나기 위해 제법 배로 남하해 내려갔다. 비스케인 쪽으로 향하는 듯 했다. 잔인한 사월과는 달리 바다는 잔물결이 찰랑대는 온화한 품성으로 우리를 반겼다. 여름으로 치닫는 남쪽나라의 날씨는 어서 저 푸른 물속에 뛰어들어야겠다는 갈망을 품게 하기에 충분히 뜨거웠다. 오수에 졸고 있는 바다를 뱃머리로 가르고 대양을 향해 진군하면서 오늘의 해저여행은 무슨 감동을 얻을 것인지 하는 설레임이 상상의 다이빙을 확대시키면서 점점 희열로 변해간다.

건너편에 한 백인친구가 가져온 휴대용 쿨러를 열어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한병을 쉽게 비우더니 연신 마시기 시작했다. 다이빙 전 음주는 금물이라는 초기 교육도 이루어지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이 친구는 알콜성분이 혈관을 돌아 체내에 방산된 탓인지 말수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오하이오에서 휴가 왔는데 오대호 연안 호수에서만 다이빙을 해보고 바다는 난생처음이라 한다. 적이 행태가 걱정스럽더니 아니나 다를까 제일 먼저 뛰어들더니 바닥과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바짝 붙어 오리발로 바닥의 먼지를 일으켜 시야를 흐리게 하고 소중한 산호들을 거침없는 하이킥으로 난장판을 만들고 있었다. 그가 지나간 자리는 진땅에 남기는 차바퀴의 궤적처럼 선명하게 남았는데 모래밭에는 먼지를 어지럽게 일으키고 산호지역에는 무참히 잔해를 남기고 가는 그는 가히 무법자였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리는 격이었다. 참으로 한심한 다이빙을 배웠구나 하는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은 찜찜하고 꿀꿀한 다이빙이었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다이빙

이튿날 오전은 고단한 몸에게 휴식을 줄 양으로 우리 일행들은 비스케인 해양 공원으로 바텀 글래스 보트 투어를 나섰다. 바닥을 두터운 유리로 장착하여 산호 밭 위를 순항하면서 해저의 생태계를 관찰하는 투어인데 먼발치에서 보는 바다속 풍경도 색다른 것이었다. 하지만 4년만에 다시 찾은 플로리다 내해의 그 선명했던 산호밭의 색이 거의 죽어가는 광경을 목격하니 안스러운 마음이 일었다. 가까이서 관찰할 때는 간과하여 발견하지 못했던 점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다이빙을 하면서 쉽게 만날 수는 없는 상어 떼나 대형 거북을 볼 수 있는 것은 그나마 행운이었다. 오후에는 이번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예수님과 함께하는 해저여행을 시도했다. 비스케인 공원 내 인위적으로 설치한 대형 예수상을 탐사하는 리프 다이빙이었다. 10미터 정도의 수심이 되는 Dry Rocks 다이빙 사이트에 안장된 이 예수님 상은 두팔을 벌려 고단한 다이버들을 인자하게 맞아들이는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세월을 덧칠하면서 이끼와 산호들이 조심스레 자라나고 있었다. 주변에는 이 세상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신도들의 수에는 턱없이 부족하겠지만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작은 예쁜 물고기들이 주님 상을 맴돌고 있었다. 그나저나 어디가나 주님은 인기였다. 수심이 얕은 탓에 스노클링을 즐기러 온 이들도 많아 다이버들과 함께 섞여 항상 북새통을 이룬다. 맑은 수질 덕에 수면위에서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지점에서 행해진 다이빙은 이 바다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을 주님께서 보호하여 주는 듯하여 마음이 참 푸근한게 여유있게 다이빙을 마쳤다.

 

마이애미 비치의 먹자골목

다이빙을 마감하고 해변으로 나섰다. 어디로 갈것인가 결정이 필요했다. 허나 남정네들로만 구성된 이번 투어는 당연히 그 발길을 마이애미 비치로 향하기로 했다. 늘씬한 미녀들의 반라를 감상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그랬을 것이다. 바다는 여름을 일치감치 맛보기 위해 봄의 경계를 넘어 날아온 수많은 인파들의 다양한 원색의 수영복으로 가득 차있었다. 강렬한 파스텔감의 아트데코 지역과 어우러져 더욱 두드러지게 보이는 강렬한 색채들이었다. 씁스레한 눈요기가 시장기를 발동하여 우리는 해안선에 즐비하게 너부러져 있는 노천식당에 들었다. 각국 각종 음식의 레스토랑이 끝없이 도열해 있는데 어느 곳을 선택할지 망설이다가 얻은 결론이 손님들이 가장 많이 붐비는 곳을 택하기로 했다. 맛이 있거나 뭔가 특별한 것이 있으니 문전성시를 이루겠지 하는 얄팍한 군중심리에 기대봤다. 역시 그 추측은 빗나가지 않았다. 해산물을 주재료로 한 레시피 들이었는데 끝도 없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기륵기륵 갈매기들이 시공을 한가로이 떠도는 야자수 그늘 아래서 먹는 성찬은 그 맛을 더욱 빛내주기에 충분하였다. 다이빙을 모두 마치고 먹는 풍성한 저녁은 예수님의 마지막 만찬처럼 더욱 깊은 인생의 포만감으로 그 의미를 함축시킨다. 바다를 넘어 도시를 비집고 불어오는 미풍은 라틴음악에 실려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었다.

 

문의 박춘기(보스 스쿠바 대표 410-302-6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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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다 소년 산 아재

미국내 다이빙의 보고 플로리다, 키라고

 

플로리다 키 군도의 초입에 위치한 키 라고(Key Largo)는 아름다운 해양생태계의 세계적 보고라 할 만한 비스케인 국립공원이 연결되어 있는 곳으로 미국내 거주자나 해외에서도 스쿠바를 위해서 많은 발길이 끊임없이 찾아드는 다이빙의 메카이다. 우선 수질이 덜 오염이 되어 시계가 비교적 깨끗하게 확보가 되며 큰 파도가 없는 것이 대체로 잔잔한 물결을 유지하여 보트를 이용한 입, 출수가 용이하며 산호 밭에 넓게 분포된 각양각색의 수중 동식물들의 자태를 관찰하며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좋은 곳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인공어초를 형성하기 위해 대부분의 퇴역 군함이나 심지어는 항공모함 까지도 인위적으로 수장을 시켜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침몰선 다이빙 포인트로서의 그 대명을 만방에 알리고 있다. 짧게는 수년 전 길게는 수십년 전 수장시킨 거함들은 염분에 부식되어 조금씩 그 형태를 잃어가지만 그 세월의 깊이만큼 수초와 산호가 자라나 새로운 바다 속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촉매 역을 해주고 있다. 난파선 다이빙. 거대 함선의 좁은 내부를 탐사하는 그 모험의 여정은 플로리다 키 라고에서 즐길 수 있는 짜릿한 기쁨이다.

 

바닷물 맛 그리워 거침없는 리프 다이빙

마이애미에 내렸다. 오후 1시에 출항하는 보트 다이빙을 맞추려고 이른 시간에 비행기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키 라고로 가는 1번 해안도로가 공사 중이서 지체된 탓에 두시간을 넘게 걸려 겨우 턱걸이로 선착장에 도착했다. 다행히 미리 예약한 보트라 시간이 초과되었지만 서둘러 수속을 해주었고 다른 다이버들도 이해하며 기다려 주었다. 메케한 엔진 내음마져도 그리웠던지라 차라리 향으로 여기고 음미하며 대양을 향해 뱃머리를 돌렸다. 파도가 예상보다 높았다. 허나 수심 10미터 이내에 이루어지는 리프(산호초) 다이빙이라 일단 물속에 들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험한 파도가 수면을 할퀴어도 수중은 잔잔하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서둘러 온 탓에 온몸은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버려 그저 우리는 저 푸른바다 속으로 한시라도 바삐 들고 싶었다. 준비된 다이버들이 하나 둘 씩 풍덩 풍덩 물소리를 내며 카리브해를 연한 대서양으로 뛰어 들었다. 파도치는 물결에 대한 반작용으로 생긴 역류(Surge)가 있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해저 풍광이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었다. 몇 억겁의 세월 속에 피어난 아름다운 산호들이 온 천지에 만개해있고 품종을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물고기들이 현란한 군무를 선보이고 있었다. 곳곳에는 대형 산호들이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고 큼지막한 조개들은 표호 하듯이 크게 입을 벌리고 있다가 우리가 접근하면 입을 닫고는 하였다. 바닥 쪽에는 아치형으로 형성된 굴이나 터널들이 많이 있었다. 그 중에는 대형 바다 장어들이 버티고 있어 접근할 때 마다 공격하지나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방어태세를 취하기도 했다. 참 못생긴 녀석이라 투덜거리면서.... 한없이 그리웠던 바다. 그 넓은 바다 속 평원을 헤집고 다니다 보니 오후의 햇살은 서녘 하늘 저편으로 쏠리고 있었다.

 

짜릿한 모험의 심해 항공모함 다이빙

다이빙 샾에서 함께 운영하는 워터프론트 리조트에서 안락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은 이른 아침부터 부산하게 준비하여 샾으로 갔다. 오전에는 수심 40미터 가까이를 내려가는 Spiegel Grove 항공모함 탐사 다이빙이 계획되어 있었다. 파도는 어제보다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 높은 파도였다. 높은 파도는 입, 출수의 장애 요인이 되기는 하나 수중 깊은 곳에서는 잠잠하니 가능하면 빨리 잠수하는 것이 좋다. 인공 어초를 만들기 위해 수장시킨 전장 510피트 폭 84피트의 대형 화물선을 탐색하기 위함이다. 2002년에 수장된 이 거함은 처음에는 해저 지형에 의해 비스듬히 내려졌으나 점점 세월이 흐르면서 자리를 잡아 지금은 거의 바로 누워있다. 부식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침몰선의 주변 뿐만 아니라 내부로의 진입이 가능한 곳이었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반드시 이 거함의 탐사는 상급 자격증을 보유하여야만 허락을 한다. 특히 이 거함은 너무 유명세를 타고 있어 이 배를 탐사하는 것만으로도 스페셜티 다이빙의 자격을 부여하는데 오대양 육대주를 넘나들며 질주하던 수장 전 모습을 담은 기념 메달을 주기도 한다. 배내부로 들어섰다.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모든 장비들이 몸 가까이에 부착되었는지 느슨하게 풀어진 것은 없는지 서로 살펴주면서 앞서 가는 동료 다이버의 오리발에 바짝 접근하여 게이트를 통하여 내부로 진입했다. 사령부가 있던 조타실인 듯 했다. 방향을 조정하는 키는 어떤 분이 어느새 실례 해가고 쇠뭉치만 덩그라니 남아 있었다. 각종 계기판들은 부식이 심해 판독은 불가능해도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정도였고 그리 흉물스럽지는 않았다. 어느 회원은 없는 키지만 있다고 가정하고 잠시라도 상상속의 세라복에 파이프를 문 마도로스 선장이 되어 거만하게 항해를 흉내 내기도 하여 모두들 수중에서의 미소를 자아내게 했다. 빛이 비치는 선실 내부로 들어가니 아예 거함을 자신들의 주거지로 점거한 수많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어지럽게 휘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둠침침한 곳을 지날 때는 영화를 통해 주입된 게름직한 장면들의 기억이 떠올라 을씨년스러운 것이 가벼운 전율로 몸을 떨게 했다. 포세이돈호나 타이태닉호의 내부를 두루 구경다니는 듯한 느낌이었다. 머리위에서 부디치는 파도소리가 수중의 공명을 통해 전도되어오는 그 마찰음은 육중하면서도 기이한 굉음을 내는데 어떤 이들은 차라리 두려워하기도 한다. 허나 그 소리가 음악처럼 들리는 나는 천상 다이빙을 천직으로 삼아야 하나 보다 하는 푸념을 자신에게 널어놓으며 조심스레 선박내부를 꼼꼼히 관찰하며 다녔다. 우리 일행은 만일을 대비하여 공기통이 반으로 줄었을 때 일치감치 선박 내부로부터 빠져 나왔다. 다이빙을 마감하고 수면에 오르니 아직도 플로리다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높이의 파도가 잔뜩 화가 난 듯 심하게 출렁이고 있었다.

 



비내리는 라군의 수중호텔

오후에는 결국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다이빙에서의 비는 우리에게 어떤 낭만을 준다. 수중에서 하늘을 쳐다보면 수면에 내린 빗방울이 원을 만들어 퍼져가는 형상이 수없이 반복될 때 중첩되는 그 동그라미들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로 다가온다. 때론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보게도 하는 회억의 매개이기도 하다. 주변이 거의 막혀 호수처럼 형성된 라군 지역에 명물 수중호텔이 있어 입장료를 내고 구경을 나섰다. 수심 8미터 지점에 건조된 잠수정식 주거시설은 단하나의 유닛으로 부부 한쌍이 여유롭게 기거하도록 되어 있었다. 물론 수중에서 취사는 불가능하고 지상에서 다이버가 배달해주는 음식들을 먹으며 다닥다닥 붙여 만들어 놓은 둥근 창을 통하여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천연 수중세계를 보면서 여유를 부리는데 하룻밤 정도면 족하리라 여겨진다. 그 이상은 감금 수준에 가까운 듯 했다. 그래도 하룻밤에 팁까지 하면 오백불을 지불해야 한다는데 예약하려면 몇 달전부터 해야 한다니 스쿠바 다이빙을 하는 우리들로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었다. 아무튼 본의 아니게 허니문을 온 신혼부부인듯한 이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잠시 업주의 공식적인 인가 하에 엿보게 되었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인 제주도의 앞바다에도 이런 수중 해저 숙박시설이나 레스토랑이 건축되어 진다면 유별난 우리 민족들이 앞 다투어 경험해보려 하지 않을까 하는 허튼 생각도 해보았다. 수면에는 비오는 날 수국 꽃이 물위에 낙화하며 뿌리는 흔적처럼 쉬지 않고 동그라미를 겹쳐겹쳐 만들고 있었다.

 

넓은 대서양을 바라보며 황혼을 즐기다

리조트로 돌아왔다. 드넓은 대서양을 바라보며 건축된 리조트 호텔은 탁트인 시야로 가슴마쳐 시원스레 열려진 듯 했다. 바다위로 돌출되게 만들어진 리조트내 식당에는 갈대로 엮어 만든 티키바가 예쁘게 조성되어 있었다. 캐리비안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주변 조경도 그랬지만 주말이라 펼쳐지는 4인조 밴드의 라이브 뮤직이 더욱 분위기를 띄었다. 방파벽에 살며시 다가와 가볍게 부딛치고 돌아가는 파도 또한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마지막 빛을 발하며 지는 해 마져도 넘실거리는 파도와 함께 너울너울 춤을 춘다. 밤이 익어가고 청춘이 익고 사랑과 우정이 익어가는 남국의 밤이다. 시인 박두진이 노래한 나그네란 시 한수가 생각난다.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비록 타국에서 느끼는 정취지만 바다는 변함없는 그 바다이기에 술이 있고 타는 노을이 있어 우리는 오늘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바다의 나그네 들이다.

 

문의 : 박춘기(보스 스쿠바 대표. 410-302-6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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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주의 북부 지역 해안 인근이나 내륙에는 수많은 용천수(Springs : 지하에서 솟아오르는 맑은 물)를 뿜어내는 내나 샘들이 많이 흩어져 있다. 특히 이들은 플로리다 주 서북부 쪽에 집중해 있는데 올랜도에서 서북부 방향으로 템파에서 북쪽으로 1시간 반 정도의 주행거리에 있는 크리스탈 리버라는 지역에 이름있는 스쿠바 다이빙 명소로서의 스프링스가 수없이 많아 이곳은 색다른 경험을 쫓는 다이버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 곳이다. 크리스탈 리버라는 지명이 말해주듯이 흐르는 강물이 수정처럼 맑고 깨끗하며 일년을 변함없이 23~5도를 유지하는 포근함 때문에 관광객들이 몰려와 스노클링과 낚시 스쿠바 등 해양 레포츠를 즐기곤 한다. 특히 겨울을 나기 위해 대양에서 피신해오는 만하티라는 우직하지만 귀엽기만 한 순둥이 수중동물을 조우하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 크리스마스부터 스프링 브레이크까지 이곳을 번잡한 동네로 만든다. 특히 온 도시가 이 만하티의 그림이나 사진으로 도배되다시피 할 만큼 심볼로 여겨지며 스노클링을 하면서 이들 만하티를 접하고 만져보는 것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속설로 간단없이 휴양객들이 속속 모여들게 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인 Spring Hill이라는 지역에는 깊은 수중 계곡이 형성된 Weeki Wachee 스프링스가 있는데 수상공원과 수중뮤지컬 공연 및 스쿠바 다이빙을 절묘하게 배합해놓은 천연 수상,수중 공원이다. 티끌 하나 없이 순수한 수질을 보유한 덕에 수중 자연을 그대로 배경과 무대 소품으로 이용한 뮤지컬이 공연되는데 무용수들은 지상에서 공급되는 공기를 등에 부착한 호흡기를 통해 마시면서 40여분에 걸쳐 인어공주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이 듣도 보도 못한 신기한 수중 뮤지컬에 매료되어 넋을 잃을 뻔 했다. 이렇게 한창 공연이 진행되는 막 없는 무대 뒤에는 스쿠바 다이버들이 공연에 상관없이 배경 엑스트라의 역할을 해내며 멀리서 유유히 이동을 하는 그림같은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 천혜의 스프링스 다이빙 천국 크리스탈 리버를 정복하려고 우리 7명의 보스 다이빙 동호회 회원들은 1박 4일의 이상한 일정으로 투어를 떠났다. 금요일 저녁 수영장 실습으로 장비를 점검하고 몸을 푼뒤 간단한 저녁식사를 챙겨먹고 15인승 전용 밴에 모든 장비와 식양들을 싣고 작전을 나섰다. 95번 사우스를 끝없이 타고 내려가 젝슨빌에서 10번 로컬 하이웨이를 탈 때 까지 14시간의 주행거리를 번갈아 운전하며 입심 좋은 회원의 인생 여정을 듣고 가자니 그리 먼 것 같지도 않았다. 더구나 새로운 영역의 다이빙 시도라는 미지에 대한 설레임으로 모두가 표정들이 밝고 생기가 넘쳤다. 희뿌연 동녘이 조심스레 틀 무렵 우리는 플로리다 비지터 센터에 당도하여 미리 준비한 재료들을 냄비에 담아 끓여낸 구수한 된장찌개와 전기밥솥을 꼽을 콘센트가 화장실 밖에 없었으므로 조금 찜찜했지만 어쩔 수 없이 화장실에서 해내온 밥으로 아침을 든든하게 챙겼다. 그러고도 세시간을 더 운전해 내려가 다다른 일차 다이빙 장소는 DEVIL'S DEN이다. 이곳은 스프링스 다이빙의 명소로서 지붕이 뚫린 지하 동굴 속에 둥글게 조그만 호수가 만들어져 그 속엔 크고 작은 굴들이 이루어져있는데 곳곳에서 티 없이 맑은 물이 솟아 올라옴을 자랑하고 있었다. 지하 동굴 속에 있는 까닭으로 지붕에서 내리는 햇살을 받는 지역을 제외하고는 수중 랜턴이 없이는 관찰이 불가능한바 본의 아니게 밝은 대낮에 야간다이빙의 맛을 즐기게 되었다. 수심은 깊어야 15미터를 넘지 않았고 수중온도는 사시사철 변함없이 항상 72도를 유지한다고 했다. 3밀리 정도의 다이빙 슈트가 포근하게 여겨지는 온도다. 방생시킨 물고기 인지는 몰라도 씨알이 제법 굵은 명태(Trout) 종들이 다이버들과 함께 나란히 유영을 한다. 그렇게 길들여졌는지 물고기들은 다이버가 곁으로 다가가도 도망갈 줄을 모른다. 크게 원을 그리며 바닥을 돌다가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 보기도 하고 압벽 등반을 하듯이 바위를 차고 올라가보기도 하면서 공간을 이용한 무중력 세계의 재미를 마음껏 만끽했다. 변화무쌍한 수중 미로들로 줄줄이 이어진 동굴들을 따라서 정신없이 순환하다 보니 이이 공기통이 다 소모가 되었다. 가든처럼 꾸며진 동굴 주변에서 주물럭 갈비살과 삼겹살로 지글지글 구워 장도에 지친 몸에 영양소를 듬뿍 제공해주고 이차 다이빙을 실시한 뒤 장비들을 챙겨 다음 다이빙 장소인 만하티 주립 공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이름처럼 만하티의 출현이 잦아서 지어진 이름으로 티끌하나 없이 맑은 강물은 10미터가 넘는 수심에도 바닥의 조그만 돌 풀 물고기까지 선명하게 볼수 있어 연방 감탄의 의성어를 내지를 수 밖에 없었으며 우린 일부러 그물을 마셔보기도 했다. 물맛도 그 옛날 우리 시골 향리 싸립문 곁에 파여진 깊은 우물에서 길은 청정 시원스런 그 물맛이었다. 시기적으로 만하티를 볼 수 없는 여름이라 아쉬움은 많았지만 그 귀여운 만하티와 나란히 수영하는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펴보며 그들이 즐겨하는 공중회전 돌기를 수없이 해댔다. 한여름의 열기가 고스란히 식어가는 너무나도 포근한 다이빙이었다.

 

강변 키 큰 나무들이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해거름에 우리는 숙소인 방갈로로 돌아왔다. 조금의 여백도 없이 빽빽하게 정박된 각양각색의 보트들, 그 보트들을 가볍게 흔들고 지나가는 찰랑거리는 강 물결. SEA GULL RIVER RESORT라는 숙소의 이름답게 바닷 갈매기들의 날개짓들이 보랏빛으로 물든 서쪽하늘로 높이 비상하고 있었다. 쌓인 피로 탓인지 저녁 성찬 후 일찌감치 친교의 시간을 마감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휘영청 큰달은 저켠 동녘하늘에서 인자한 얼굴로 우리의 보금자리 주위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상쾌한 아침을 맞이한 우리들은 강변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얼큰한 두부찌개로 아침을 든든하게 해결한 뒤 전투에 나서는 장부처럼 당당한 기세로 출진했다. 먼저 레인보우 리버 표류 다이빙 시도에 나섰다. 표류 다이빙이란 강이나 바다에서 물살이나 해류처럼 물의 흐름이 다소 강한 지역에서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자연스럽게 떠내려가면서 하는 다이빙을 말하는데 통상 수면위에서는 텐더(다이빙 감시요원)가 있는 보트가 다이버가 수중에 있음을 알리는 표식을 하면서 확인하며 따라 다닌다. 다이버들은 맑은 수중에서도 보이는 수면위의 다이빙 보트의 인도에 따라 방향을 정하여 이동하게 된다. 우리는 따로 다이빙용 보트가 없어 4인용 카누를 두 척 대여하여 상류로 상류로 노를 저어 힘겹게 거슬러 올라갔다. 노 젓는 일도 쉽지 않았다. 물살이 센 곳에서는 차고 올라가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내어 사력을 다해 노를 저으니 팔에 힘이 빠져 서로 번갈아 가면서 노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출발점에 다다르니 깊고 넓은 지역에는 초당 수톤씩의 맑은 물을 끊임없이 분출시키고 있었다. 우리는 카누 두 척을 밧줄로 묶고 다이빙 표식을 위에 꽂아둔 뒤 텐더를 한명 정해 카누를 젓게 하고 다이빙을 시작했다. 강바닥에는 갈대밭처럼 더없이 넓은 선명한 녹색의 수초 밭이 펼쳐져 있고 그 사이로 작은 물고기 떼들이 줄지어 다니고 곳곳의 작은 웅덩이에서는 지속적으로 맑디맑은 물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다슬기 같은 골뱅이들이 지천으로 너부러져 있어 문득 된장찌개가 연상되면서 시장기가 발동하기도 했다. 그저 몸의 밸런스만 맞추어 주면 물살이 알아서 이동시켜 주는 편안하고도 재미있는 다이빙이었다. 하류에 이르니 많은 양의 물이 솟아오르는 레인보우 스프링스에는 작은 동굴이 만들어져 있었다. 쏟아져 나오는 물을 거슬러 그 굴속을 드나들면서 기념사진과 작품사진을 찍어댔다. 이렇게 정신없이 다이빙을 즐기다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맛있는 오찬을 들고 장비를 추슬러 다음 예정지로 이동했다. Blue Grotto라는 수중 동굴 다이빙 포인트로 스프링스의 일종으로 수심이 30미터에 이르는 제법 깊은 굴인데 넓은 굴형태의 웅덩이가 긴 사선형으로 누워있고 벽면이나 파여진 조그만 굴에는 온갖 모양의 화석들이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이다. 특히 귀환하는 수심 5미터 지점에는 스쿠바 다이빙 발전 역사 중 한 획을 그은 지중해식 다이빙 종을 설치해두었다. 대형 종모양의 수중 휴식처를 만들어 종안에서 호흡기를 벗고 지상에서 공급되는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셔보는 색다른 곳으로 물속에서 잡담을 나누고 부상하는 특이한 형태의 경험이다. 다이빙 역사를 들추어보면 지중해 지역에서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 까지 끊임없이 연구 발전이 이루어져왔는데 중세 때 이러한 대형 종을 물에 띄우면 종 내부에 압축되어 많은 공기를 보유한 채 가라앉게 되는데 다이버들은 이 대형 종속에 남아있는 공기를 마시기 위해 수시로 들락거리며 수중활동을 하도록 하였었다. 야호 소리치는 우리의 탄성이 좁은 종속의 공간에서 공명되어 돌아오는 메아리처럼 우리의 가슴속에서도 긴 여운을 남겼다.



다음날 모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너무 오래 지체할 수 없어 아쉬운 여정을 다음 투어 때로 넘기며 귀환 길에 올랐다. 마지막 귀로에 오르기 전에 전 참가자들이 원을 만들어 ‘아작 아작’ 구호를 외치며 새로운 삶의 충전을 다짐했다. 밤을 새워 되돌아 온길. 뿌연 안개 속에서 아난골이 이제야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아직도 채 떨어지지 않는 눈꺼풀을 억지로 분리시키며 또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하기 위해서 모두들 힘차게 생활전선으로 돌아간다. 다음 떠나갈 다이빙 투어를 기대하며 저마다의 삶터로 돌아가는 그들의 어께가 새털처럼 가볍기만 하다.

 

문의 : 박춘기(보스 스쿠바 대표 410-302-6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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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다 소년 산 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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